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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Feb 07, 2019
  • 128

어느 할머니 이야기


        



“할머니! 이번 설에는 아드님 오신대요?”
“그랑께 오면 좋은디 바빠서 못 오지 싶으네”
오늘도 할머니는 뻔한 거짓말을 하신다
아들은 바빠서 못 오는 것이 아니라 본인 사정으로 안 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무안댁 할머니는 명절에 혼자 계시기 시작했다
서울에서 큰 입시 학원을 하며 부자로 산다고 자랑하던
아들은 할머니 집에 점점 발길이 뜸해졌고 어느새 소식도 뜸해졌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할머니의 아들이 자녀들을 유학 보내고 기러기 아빠로 살고 있어
명절이나 휴가 때가 되면 어머니 집 대신 자녀들이 있는 해외로
간다고 했다

할머니는 일찍 남편과 사별했다
많은 사람들이 재혼을 권유했지만 공부 잘하는 아들 뒷바라지
하기도 바쁘다며 혼자 사셨다

억척같이 일하고 구두쇠같이 아껴서
할머니는 전라도 그 섬마을에서 아들을 서울 유학시킨
대단한 어머니셨다

하지만
성공만 하면 남부럽지 않게 효도할 것 같았던 아들은 차츰 변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연락조차 뜸해진 무심한 아들이 되었다

아이 셋을 키우며 분주하게 사는 나를 보며 할머니는
“얘들한테 애쓰지 말어! 다 부질없는 짓이랑께”하신다
아들에 대한 서운함과 아쉬움이 느껴지는 할머니 말씀에
내 마음이 짠해진다

- 행복한가 / 랑은 -

마을 어귀까지 나와서 이제나 오려 나 저제나 오려 나
고개를 빼꼼이 내밀고 기다리시는 부모님!
이번 설날에는 다른 일정 다 미루시고 부모님 계시는 고향으로
달려가세요!


Love More - 기다리는 마음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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