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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Dec 12, 2018
  • 221

가을밤과 어머니


        



숨이 턱에 차오르며 헐떡이던 여름을 보내고
살아남으려는 사람들의 아귀다툼의 아우성이 들려도
결국 상념의 계절은 왔다
어김없이 이야기보따리는 가득히 담겨
동네어귀 느티나무 밑에 내려놓는다

아랫목이 그리운 가을 저녁 칼국수 끓이는 나무 타는 냄새,
국수 꽁지 굽는 냄새
타다 남은 숯으로 군밤 굽는 냄새
생각만 해도 침을 고이게 한다

매 해마다 찬바람이 부는 이때 즈음
나는 유독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손으로 직접 밀어 해주신 칼국수 맛!
참 그립다
입버릇처럼 '어머니는 내가 모신다 내가 모신다' 했었다
짧지만 내가 모실 수 있어 고마웠다

어머니의 삶! 자식밖에 모르는 삶!
결혼해서는 남편을 위해, 자식7남매 낳아서는
자식들 잘 기르기 위해, 그리고 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는
시아버지 수발위해... 시집와서 평생 가족만을 위한 삶으로
가득 채우신 어머니!

수많은 세월을 삭이고 삭여낸 그 깊은 마음을 알지 못한 자식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야 운다
뒤늦게 후회하며 머리를 조아리고 눈물 흘린다
오늘따라 가을 밤!
왜 이리 긴가, 아니 많이도 길고 싶다

- 소 천 -


Memorize - 사랑, 그리고 그리움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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