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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Jan 26, 2017
  • 1901
고향의 어머니

몸이 힘들고 아프면 생각나는 곳
고향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분 어머니

아버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하늘 무너지듯
돌아가시고 나는 6남매 중에 막내였지만
언젠가는 어머니를 꼭 모시고 살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홀로 성공을 일구어 보겠노라고 집을 떠나
서울 이라는 넓은 세상에 나와 열심히 노력했다
그러나 도저히 홀로 이겨낼 수 없던 어느 날
먼 길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고향에 계신
어머니에게로 왔다 그냥 뵙기만 해도 위로 받을 것 같아서...

그리운 고향집 대문 앞에서 “어무이” 작은 소리 부르는데
신발 신을 정신도 없이 뛰어 나오시며 반긴 어머니!
“그래! 몸은 괜찮나?” 근심어린 목소리로 물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괜찮다고 큰 소리 쳤지만
19살 젊은 나이에 내가 만난 세상의 벽은 너무나 높고 육중했다

고향 동생 정환이가 일하는 5평 남짓 비좁은
서울의 인쇄소에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잠을 청하였던
힘겨운 날들, 빚보증을 잘못 서서 급여까지 압류당해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었던
힘들었던 상황들이 영상처럼 스쳐 지나가고...

큰맘 먹고 친구에게 돈을 빌리러 갔지만
차마 말 못하고 된장찌개 한 그릇만 얻어먹고 올 수밖에 없었다
친척집에 찾아가서도 말 한 마디 못한 채
결국은 시골에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찾아 간 것이다

고향집은 학창시절 그대로 변함이 없었건만
어느새 어머니의 흰머리는 늘고 주름살은 더 깊게 패었다
밤새껏 뒤척이다 한숨도 자지 못하였다
이른 아침 어머니가 끓여준 무국은 여전히 맛있었었다

그러나 넘어가지 않는 밥...
억지로 눈물로 삼키며 상을 물리고는
“어무이 예”하는 아들의 목소리에
어찌 알고 계신 듯 내미신 돈 100만 원...
평생 본인 위해 써보시지도 못하셨을
꼬깃꼬깃 한 돈, 속옷에 갈무리하셨던 그 사랑...

둘이서 마주하고 한참을 그렇게 울었다 아무 말도 없이...
이윽고 치맛자락으로 눈물과 콧물을 훔친 어머니는
“빨리 가라”고 말씀하셨다
얼마나 보고 싶었고 같이 있고 싶었을 아들인데,
떨어지는 않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는 버스에 올랐다

한마디 말없이 정류장까지 따라 나오신 어머니는
아들이 탄 버스가 사라지기도 전에 눈물 떨구며 뒤돌아서 가셨다

20년 세월 훌쩍 흘러갔지만
그 모습 어머니의 뒷모습
여전히 내 마음속의 진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 소 천 -

너무나 보고 싶은 그리운 ‘어무이~예’
어머니 흔적 남아 있던 그 오랜 시간이 지나온 후
세월이 흘러 나는 자녀 다섯을 낳았습니다
큰 딸은 시집가 아들 딸 둘을 낳고
나머지 아이들은 결혼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네 살아가는 가족!
이것이 모든 가족사 아니겠습니까?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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