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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Dec 17, 2016
  • 1900
아내나무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보고싶었습니다
매일 만나고 매일 데이트하고 매일 편지도 썼습니다

봄꽃을 만지며 행복해했고
가을 낙엽을 주우면서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생을 함께 살아가기로 했습니다
보고 또 보고 아침이 가면 저녁이 기다려졌습니다

아내나무는 열매를 하나씩 맺어 자라게 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내 몸의 것을 자꾸만 주기 위해
혼신의 땀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아내나무 그늘이 싫어졌습니다
거추장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대화가 줄어들고 어떤 때는
나 혼자가 더 좋기도 하고 미워지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 혼자였습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 준 아내와 멀어져갔습니다
그렇게 세월은 마구 흐르고 시간을 흘려 보냈습니다

그런데 모진 비바람이 불어 아내나무가 쓰러졌습니다
나는 그 쓰러진 나무를 제대로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곁에 있는 이가 있었습니다
바로 멀어진 줄만 알았던 사람, 끝까지 함께해 준 그는...
아파 쓰러져 죽음을 앞둔 아내나무였습니다

그것도 내가 힘들어 하던 그 일의 현장에서
머리카락이 흐트러진 채로 땀을 흘린 채로 말입니다
아! 나의 그늘 되어준 영원한 나의 아내나무,
쓰러진 나무는 겨우 다시 일어났지만
삶의 마지막 벼랑에 서서
하루하루를 이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그런데도 말입니다
오늘도 아내나무는
남편의 그늘이 되어 행복해합니다

- 소천 -

아내나무는 독일가수 헬렌피셔가 부른 ‘남편나무’라는
노래를 생각하며 쓴 사모곡! ‘아내나무’입니다

- 모든 남편과 아내, 평생을 그렇게들 살지요? -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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