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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사무간사
  • Sep 17, 2016
  • 1904
나를 키운 어머니


나는 중국 흑룡강성 오상에서 태어났다
나를 키운 어머니는 다리를 저는 장애인 이었는데
어느 날 새벽 집에 있는데 아이 우는 소리가 나서
밖에 나가보니 대문에 보자기 싸인 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나는 그 어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성격이 유별나기로 소문난 나는 딸인데도 불구하고,
지고는 못살고 한번 맞으면 열 대로 갚아야 속이 풀리고
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넘어가지 못하여
어떻게 해서든 골탕을 먹여야 겨우 속이 풀리고는 했다

이런 성격을 가진 나를 키운 어머니는
얼마나 속상한 일이 많았겠는가 -
하지만 내 어머니는 단 한 번도 얼굴 찡그리는
일 없이 나를 친딸처럼 보살피고 챙겨주셨다

오빠 한 명이 있는데 (물론 오빠는 내 친오빠가
아니고 나를 키워준 엄마의 아들이다)
나는 오빠를 동생 취급 하며 수없이
몰고 다니고 골탕을 먹이기만 했다

그래서 집에서, 학교에서
어느 누구든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어릴 때부터 암기에 능하여
5년 10년이 지나도 ‘몇 월 며칠에 누가 뭐했다’가
모조리 다 생각이 난다

어떨 때는 그 사람을 보면
‘언제 뭐 했다, 언제 뭐 했다’를 다 알기 때문에
혹여 속 썩이는 일들이 많은 사람들을 보면
머리가 아플 때가 많다

어머니는 이런 나에게 자신의 아들을 수없이 참고
희생해가며 나를 온전히 감싸주셨다

나는 몽골에서 소 천엽 판매업을 하여 큰돈을 번
남편과 결혼 생활을 했지만
남편은 10년도 채 살지 못하고 간경화로 돌아가셨다

나는 한 한국인 교회에 목사님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오게 되었고 이곳 한국에 와서
참 마음씨 착한 중장비 사업을 하는 분을 만나
재혼하여 용인에서 살고 있다

짧게 쓴 글이라 그 사이사이에 일어나는 수많은
가슴 아픈 사건 사연들은 100분의 일도 안 된다
처음 한국에 올 때 어떻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막연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8년이 넘어가며
제법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명절이 가까이 오면 나를 키워준 어머니,
나를 사람 되게 하기 위하여 끝까지 참아준 어머니,
그 어머니는 나를 낳은 친어머니 보다
백 배 천 배 내 가슴속에서 살아계신다

추석이 다가오는데 그 어느 때 보다 내 가슴에
수없이 부르게 되는 어머니! 심장에 사무친다

- 용인에서 이은희 -

낳지 않고 어머니라고 자청한 그 어머니의 마음!
한없이 용서하고 한없이 이해하는 바다 같은 마음...

- 소리도 없이 세상이 밝아지기만 합니다 -


출처:사랑밭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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