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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한경민
  • Nov 25, 2014
  • 1907
십일월

사랑하지만 보내야 하겠어
텅 빈 적막 늦가을의 고요
자꾸만 지워지는 이름 앞에 붙들고픈 십일월!

아직도 욕심의 언저리 벗어나지 못하고
늦가을 저녁의 풍요를 꿈꿨어

해는 자꾸 서쪽으로 기울잖아
이젠 십일월의 나무처럼 
내려놓을 때가 되었어


- 배귀선의 시집《회색도시》에 실린 시〈십일월〉중에서 - 


* 11월.
가을의 끝자락입니다.
화려한 단풍 색깔도 빼앗기듯 지워지고 
나무들도 앞 다투어 맨몸을 드러내고 맙니다.
점점 고요해지는 11월의 숲. 벌거벗은 나무들이
서로를 부둥켜안고 다시 꽃피는 날을 그리며
겨울 채비에 들어갑니다. 어느 덧
겨울입니다. 해가 기웁니다.



출처: 고도원의 아침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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