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를 파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었다. 아들은 성격이 급한 반면 아버지는 다소 느긋한 편이었다.
이 날도 아버지와 아들은 채소를 팔기 위해 집에서 4시간 거리의 장터로 길을 떠났다.
아들은 빨리 채소를 팔기 위해 한 시가 급한데 아버지는 느긋하게 길가의 꽃 구경을 하며 천천히 걸어갔다.
아들은 아버지가 못마땅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왼쪽 길에 흩어져있는 작은 꽃들의 향기를 맡느라 여념이 없었다.
더욱이 아버지는 아는 사람을 만나 인사하고 이야기를 하는가 하면, 작은 아버지 댁에 물건을 전해 줘야 한다면서 시간을 지체했다.
아들은 시장에 언제 도착할거냐고 애가 탔다. 곧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애가 타던 아들은 아버지를 재촉했다.
그런데... 비를 맞으며 한참 후 언덕 위에 도착해보니 눈앞에 장터가 큰 비 때문에 물에 잠겨 형체조차 보이지 않았다.
- 김지현 /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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