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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안상렬
  • Feb 20, 2014
  • 2987
탁한 그릇 맑은 그릇

도자기 그릇집에 들어온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그릇의 이모저모를 살피더니
주머니에서 그릇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러더니 그릇 가게의 그릇들과
자신이 가져온 그릇을 
하나씩 부딪혀 보는 게 아닌가.

"손님, 왜 그러시나요?"

점장이 다가가 물었다.
남자는 근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릇을 부딪혀 보면
그릇의 품질을 알 수 있어서 그렇소.
점장이신가 본데 그런 것도 모르시오?"

남자는 그릇 가게의 그릇들을 하나하나 
소리를 내며 돌아다녔다.
작은 그릇들부터
가장 비싼 수제 도자기 그릇까지..
그러더니 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런, 아무리 그릇을 찾아 보아도
마땅한 게 없군.
하나같이 품질이 별로야.
울리는 소리가 맑고 청아한 게 없어."

그러자 남자의 행동을 바라보고 있던
점장이 권했다.

"그럼 제가 쓰는 그릇으로 
한 번 시험해 보시지요."

남자는 반신반의하면서 
점장이 권해 준 그릇으로
그릇끼리 소리를 내 보았다.
그러자 한결같이 맑고 청아한 소리가 
울리는 것이 아닌가?

"아까까지는 모든 그릇들의 소리가 둔탁했는데.."

"손님이 가져오신 그릇의 품질은
혹시 검증해 보셨나요?"

점장이 자신이 가진 그릇으로 
남자의 그릇을 쳐 보자
웬걸, 둔탁하고 듣기 괴로운 소리가 났다.

- 김정현 /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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