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들은 군고구마와 사탕을 아주 좋아하는 초등학교 1학년생입니다.
남편은 결혼 2년 만에 병을 얻어서 몸이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픈 신랑 병수발에, 아이까지 키우면서 직장생활까지 하고 있습니다.
그 날은 야근이 있어서 늦은 귀가를 했습니다. 11시 쯤 되었을까, 남편도 아들도 자고 있는지 집 안이 깜깜하더군요.
거실 불을 켰습니다. 컴퓨터 옆에 웬 쟁반이 놓여 있더군요. '이 녀석이 또 음식을 먹다 남겨 놓았나' 싶어 무심코 치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쟁반 위에... 군고구마 한 개, 사탕 두 개, 우유 한 잔, 그리고 하얀 종이가 초롬히 놓여있더군요.
삐뚤삐뚤 서툴게 쓴 아들의 편지였습니다.
'엄마, 직장 다니느라 힘들죠. 아프지 마세요. 이것 먹고 힘내세요. 엄마 사랑해요.'
".....~"
겨우 엄마 아빠만 말하던 어린 것이 벌써 초등학생이 되었다고 저를 위해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고구마를 남겨두었다는 것이 너무 기특하더군요.
잠들어 있는 녀석이 그날따라 왜 그렇게 대견하고 예쁘게 보이던지...
- 심현선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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