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편지
어느새 한 달 남은 2023, 난 무엇을 이뤘을까?
요즘에는 비교의 대상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당장 휴대폰을 들고 SNS에만 접속해 봐도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뿐이니까요. 모두 다 “나는 지금 행복해!” 하고 외치고 있는데, 나만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작아진 것만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나도 유명한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고, 해외여행을 떠나 멋진 풍경을 보고 싶은데, 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벅차다는 생각에 억울한 느낌이 들곤 합니다.
2023년도 이제 12월, 한 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한 해가 다 저물어 가는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고 해낸 것도, 즐긴 것도 없는 것 같은 허무한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옵니다.
‘2023년, 그토록 행복해지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내겐 왜 아무 일도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지나 갑니다. 하지만 내가 본 것은 점들에 불과합니다.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을 찍어 놓은 점 말이죠. 우리 인생을 놓고 보면, 인생은 선과 같습니다. 길고 길게 이어지는 마라톤과 같은 선. 인생을 겪으며 어떤 선상 위에서 끊임없이 달려가고 있는 것인데. 모든 점들이 행복하고 하이라이트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모든 점이 하이라이트라면, 그 점들 역시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 되어 버리기 마련일 테니까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의 행복한 순간들만 보고 나의 처지와 비교하는 일을 줄여야 합니다.
자, 그럼 2023년 남은 귀중한 한 달은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정말 중요한 건 지금 이 순간, 길고 길게 이어진 선 위에서 하이라이트처럼 찍힌 점들 이외의 일상까지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또한, 본질을 바라보는 힘을 기르는 겁니다. 있는 그대로 내가 마주한 현실을 바라보면 지금껏 버텨 온 내 한 해가, 지금껏 이뤄낸 나의 모든 것들이 자랑스럽게 다가올 것입니다. 지금 느끼고 있는 불안이 다른 사람에게서 온 것이라면 이것 하나만 기억하고, 되뇌었으면 합니다. “나는 너와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괜찮아” 라고요.
비교라는 것은 언제나 우위를 판단하기 마련이라 둘 중 더 좋아 보이는 것을 더욱 돋보이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언제나 좋은 결과만 받아들이려고 하는 법이고, 또 그런 것들만 보려고 할 테니까요.
나의 과정을 믿으세요. 이를테면 남모르게 흘렸던 베개에 묻어있는 눈물, 땀 흘려 고생한 흔적을 담은 누렇게 변해 버린 하얀색 티셔츠의 뒷면 같은 것들이요. 만일 누군가 나를 힘들게 할 때면 하나만 기억하세요. 수많은 사람과 상황이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할지라도 언젠가 그것조차 나를 성장하게 할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것. 그러니 앞으로는 내 인생에서 타인의 비중과 영향력을 높이지 않아야 합니다. 남은 2023년은 생각을 전환하고, 자신에 대한 믿음을 다져야하는 시간일지 모릅니다.
우린 보통 후회 없는 삶,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후회는 ‘~보다’ 낫길 바라는 비교의 마음에서 나온 단어입니다. 후회의 정의 역시 그렇습니다. 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 결국 후회는 그것보다 나았던 선택, 어제보다 무난했던 하루, 지난번보다 괜찮았던 경기 등 비교의 대상이 있는 것입니다. 남은 2023년의 ‘한 달’은 최소한 누군가와의 비교를 줄이고 나에게 조금 더 초점을 맞춰 후회 없는 한 해보단, ‘만족할 수 있는 한 해의 마무리’ 를 보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