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편지
위기에 강한 가족
우리 가족은 올해 초 처음으로
다 같이 필리핀 세부로 해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맞벌이 부부로 항상 바쁜 부모님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들어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누나와 형
집안의 유일한 학생으로 공허한 집에 혼자 남겨져 있는 나
가깝지만 멀리 또 많지만 외롭게 지내던 가족들에게
이번 여행은 가족이 다 같이 하는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여행의 설렘은 필리핀에 도착한 후 사라져 버렸습니다
싼 숙소를 찾다 보니 버스는 점점 세부의 외진 곳으로
가기 시작했고 그곳의 풍경을 본 우리 가족의 공통된 생각은
‘무섭다 집에 가고 싶다’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가족은 위기 속에서 각자의 능력을 빛냈습니다
검색과 정보에 능한 누나는 밤새 검색해서 최대한
안전한 여행지와 동선을 짰고 가이드 역할을 했습니다
재치 있고 사람을 편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형은
우리 가족이 웃음을 잃지 않도록 여행 내내 즐거운 얘기를 해줬고,
부족한 영어 실력이지만 나는 더듬더듬 통역을 맡아 했습니다
우리 집의 가장이자 든든한 기둥인 아버지는 건들거리는 몇몇
필리핀 사람들과 맞서 우리 가족을 지켜주는 단단한 방패가 되어주셨고
배려 넘치고 온화한 어머니는 우리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차분히 다독여주셨습니다
우리 가족은 위기에 더 강하다는 것을 깨달은 소중한 여행이었습니다
- 가족소재공모전 <나의 가족여행기> 우수상작 / 장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