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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박춘건
  • May 14, 2007
  • 3048
[로뎀나무] 부모로서 자신을 돌아보자  




야곱은 남자답지 못한 자기에 대한 아버지의 차별 때문에 큰 상처를 받은 인물이다. 여성적인 면을 많이 갖고 태어난 야곱은 털이 많고 사냥을 좋아하는 형 에서가 부러웠다. 왜냐하면 아버지가 남자다운 형을 자신보다 좋아했기 때문이다. 노골적으로 형을 편애하는 아버지에게 어린 야곱은 많은 상처를 받았을 것이다.

야곱이 에서의 장자권에 집착했던 이유도 내면에 은밀히 자리잡고 있던 상처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형의 장자권을 빼앗으려는 야곱의 비열한 시도는 결국 에서와 아버지의 노여움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집을 떠나야 했던 일도 야곱에게 매우 큰 상처가 됐을 것이다.

이런 일들 때문에 야곱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편애가 가정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은 절대 자식들을 편애하지 않으리라고 다짐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자녀들에 대한 야곱의 모습이다. 그는 마치 판에 박은 듯 자기 아버지의 전철을 밟는다. 아들 중에서 유난히 요셉을 편애해 살인 음모와 인신매매로 연결되는 끔찍한 결과를 빚는다.

자식들에 대한 편애가 치명적임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던 야곱이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게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증오적 동일시’라는 용어로 설명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미워하면서 닮아간다는 것이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아들이 알코올 중독자가 될 확률은 그렇지 않은 가정에서 자란 아이보다 훨씬 높다. 또한 매 맞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란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나중에 자기 아내를 구타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이같은 현상들은 ‘증오적 동일시’라는 용어로 설명된다. 무서운 결과이다.

이것은 우리에게도 큰 아픔이 되고 있다. 우리는 모두 치유되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쓴물이 돼 자녀교육에 스며든다.

가정의 달 5월이다. 부모인 우리 자신을 뒤돌아보자. 윗대에서 받은 상처들이 자녀들에게 전수되고 있지 않은가? 깊이 회개하면서 우리의 아픈 상처와 나쁜 습관이 자녀에게 전수되지 않도록 하나님께 매달려 기도하자.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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