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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박춘건
  • Apr 16, 2007
  • 3461
[로뎀나무] 회복을 위한 기도  


초등학생 시절에 담임 선생님께 불만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단체기합이었다. 멍청한 어떤 녀석이 실수했는데 왜 내가 운동장을 뛰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불만은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였다. 너무 억울해서 분통이 터질 노릇이었다. 그런데 성경을 읽다가 충격을 받았다. 여호수아를 읽다보니 하나님께서도 그 이해할 수 없는 담임 선생님처럼 ‘단체기합’을 주는 분이셨던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을 탈출한 후 갖은 고생 끝에 드디어 가나안 정복에 나섰다. 첫번째 관문인 여리고 성을 가볍게 무너뜨렸다. 여세를 몰아 아이 성을 공격했다. 자신감에 넘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 성을 가소롭게 여기고 공격했다. 결과는 패배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성경은 그들의 마음이 녹아 물같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쓰라린 마음으로 패배의 원인을 알아봤더니 패인은 아간이라는 한 사람의 범죄에 있었다. 그가 하나님께서 금하셨던 전리품을 훔쳤던 것이다. 그런데 패배의 원인을 설명하는 여호수아 7장 1절 말씀이 흥미롭다.

“이스라엘 자손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으니 이는 유다 지파 세라의 증손 삽디의 손자 갈미의 아들 아간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졌음이라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진노하시니라”

범죄는 아간 한 사람이 저질렀는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범죄했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신다. 그리고 그것 때문에 이스라엘 모두가 패배의 고통을 맛보게 되었다. 어릴 때 받았던 단체기합보다 더 심하다.

하나님은 왜 이런 조치를 취하신 것일까?

이스라엘을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된 운명 공동체로 보셨기 때문이다. 이런 하나님의 시각은 신약 시대에 와서도 변함이 없다.

한국 교회가 위기를 맞았다. 변질된 교회가 너무 많고 타락한 목회자들이 넘쳐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이웃 교회를 향하여 정죄의 화살을 쏘아댈 것인가?

최근에 교회와 관련해 가슴 아픈 일들이 많은 현실에서 문득 여호수아가 떠오른다. 머리에 티끌을 무릅쓰고 저물도록 회개하며 기도하는 여호수아. 죄는 아간이 저질렀는데 마치 자기 잘못으로 패배한 것처럼 “내가 무슨 말을 하오리이까”(수 7:8)라고 탄식하며 회개하던 그의 모습이 눈물겹다.

위기의 한국 교회는 여호수아 같은 사람을 필요로 한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정죄를 멈추자. 한국 교회를 살려 달라고 기도하자. 범죄한 ‘한 사람’ 아간 때문에 이스라엘 전체가 패배의 고통을 맛보았지만 또한 중보하던 ‘한 사람’ 여호수아 때문에 이스라엘 전체가 구원 받았음을 잊지 말자.

아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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