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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박춘건
  • Mar 24, 2006
  • 3019
[로뎀나무] 고난 중에 드러난 감동  

고난은 쉬운 것이 아니다. 고난은 파괴적이다. 고난은 극심한 괴로움을 안겨준다. 룻의 시어머니 나오미는 그런 깊은 고난의 수렁에 빠졌다. 흉년으로 고향을 떠나 모압에 갔다. 모압은 피난처가 아닌 회한의 장소가 되었다.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의지할 것 없는 초라한 노인이 되었다. 고난의 현장에서 보여준 나오미의 신앙은 빛을 발한다.

첫째,나오미는 고난 중에도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적 믿음’을 지녔다. 사람은 고난을 당할 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자신을 돌아보는 반성적 자세와 누군가를 원망하는 자세다. 고난이 깊었지만 나오미는 누구를 원망하거나 저주하지 않고,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반성적 자세를 보였다. “하나님의 손이 나를 치셨다”(룻 1:13)고 하며 하나님의 눈으로 자신을 바라본다.

고난은 낮아지는 시간이다. 고난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고난 중에 시편 39편을 묵상하라. 고난 중의 시편기자는 “내 혀로 범죄치 않겠다”고 다짐한다. 고난 중에 행하는 가장 큰 죄악은 혀로 하는 범죄이다. “내 입에 자갈을 먹이겠다”고 고백한다. 내가 잠잠하면 하나님이 왕성하게 나를 위해 일하신다. 그러나 내가 떠들면 하나님은 잠잠히 나의 변화의 때까지 기다리신다.

둘째,나오미는 고난 중에도 며느리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다. 자기 자신에게 큰 고난이 임하면 남의 고난은 잘 보이지 않는다. ‘내 코가 석자’라는 말이 있다. 내가 나의 고난과 씨름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고난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런데 나오미는 고난 중에도 며느리들의 행복에 마음을 두었다. 나는 불행하지만 너희는 행복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의 형통을 기뻐하지 못한다. 삶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시기와 질투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나오미는 고난 중에도 축복하는 넉넉함이 있었다. 그래서 보석같이 빛나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나오미의 태도에 며느리들이 감동한다. 감동시키는 인생은 강력하다. 친구를 감동시키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며느리를 감동시켰다. 다윗은 심지어 원수 사울을 감동시켰다. “나는 너를 학대하되 너는 나를 선대하니 너는 나보다 의롭도다”(삼상 24:17) 이것은 다윗에게 열광하는 팬의 고백이 아니다. 다윗을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사울의 고백인 것이다.

사는 길은 두 가지가 있다. ‘감탄의 인생’과 ‘감동을 주는 인생’이다. 나의 자랑과 나의 장점을 나누면 경쟁이 일어난다. 남들과 다른 탁월함을 나누면 감탄이 터져나온다. 그러나 감탄은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 뒤에는 쓰디쓴 경쟁심과 질투의 불길이 타오른다. 그러나 나의 약점을 나누면 공감대가 형성된다. 아픔 중에 축복을 나누면 감동이 온다.

전병욱(삼일교회 목사)


  • profile
    나오미와 같이 내가 아파도 다른이의 아픔을 발견할 수 있는 영안을 주시옵소서.
    나의 잘못으로 인해 다른이가 고통을 당치 않도록 지켜주시옵소서.
    나의 세치혀로 다른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말의 능력을 주옵소서.
    고난중에서도 결코 주님을 떠나지 않을 굳건한 나무가지가 되게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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