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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편지

  • 김미정
  • Apr 03, 2025
  • 0

#일기 쓰는 방법과 가치관에 대한 깨달음 두 가지

 

 

나의 일기쓰기 습관은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시작된다. 비교적 한글을 일찍 땐 나는 어릴 적부터 글쓰기가 습관화되어 있었다.

 

엄마는 일기 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며 어린 나에게 숙제를 내주셨고, 초등학생까지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 엄마에게 일기장을 칭찬받는 루틴이 당연시되었다.

 

덕분에 지금의 나에겐 수십 권의 일기장들이 소중한 보물로 남겨져 있다. 그리고 나의 일상과 감정선을, 일기를 통해 기록하는 습관은 내 삶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으며 나에 없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유치원, 초등학교, 고등학교에 다닐 때의 일기는 대부분' 오늘은'이라는 단어로 시작한다. 당시 좋아하던 아이돌에 대해 사랑 고백을 하거나, 가끔은 어떤 친구에 대한 험담을 써놓기도 하며, 공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에 대해 감정적인 글자들을 쏟아낸다.

 

대학생일 때의 일기는 새로운 만남, 배움, 성장에서 영감받은 깨우침이 가득 차 있으며, 술자리를 갔다 온 후 늦은 새벽에 기숙사에서 비뚤배뚤한 글씨체로 적힌 쓴 일기가 많이 보인다.

 

졸업한 후 직장을 다니면서 쓴 일기는 '다 큰 척'을 많이 한다. 마치 내가 사회를 다 깨우친 멋진 성인이 된 줄 알았는지,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는 말들을 나 자신에 취한 채 적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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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근에 깨닫는다. 나는 성인이 된 후에도 '진짜로' 일기 쓰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했다는 것을.

 

일기 쓰기에 대한도 가지의 깨달음 포인트가 있다.

 

첫째, 매일 일기를 써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리고 진심으로 쓰고 들 때 쓰기.

 

가끔 예전 일기를 읽어보면 나에겐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없던 일들을 기록한 페이지들이 보인다. 그날의 일상 또는 스케줄을 그대로 글로 적으며, 내가 무엇을 했고 무엇을 먹었는지와 같은 단순한 사실만 기록되어 있었다. 물론 이런 방식의 일기도 누군가에게는 중요하고 적합한 기록일 수 있지만, 나의 ‘일기 쓰기 가치관'에는 더 이상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런 사실 중심의 일기를 쓴 날은 아마도 내가 딱히 내키지 않지만 '오늘도 일기를 써야 하는데'라는 의무감을 느끼고 쓴 날일 것으로 추측해 본다. 당일의 날짜를 적어놓고 빈 종이 한 장을 어떻게든 채우려고 억지로 쓴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일기를 '갑자기' 쓴다. 정해진 시간도, 정해진 장소도 없이. 내 최애 공책과 펜 하나를 항상 곁에 두며 일상 속, 또는 생각 정리를 하고 싶을 때 정말 '갑자기' 쓴다. 나는 이 새로운 방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

 

둘째, 내가 기억에 남기고 싶은 내용들만 기록하기. 굳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은 기록하지 않기.

 

가끔 예전 일기를 읽어볼 때 매우 감정적인 글들이 보인다. 화가 날 때나 슬플 때 감정을 쏟아내듯이 일기를 써 내려갔다. 심지어 나중에 뭐라고 쓰여 있는지 읽지 못할 정도로 갈겨쓴 글씨체로 감정이 꾹꾹 담긴 페이지도 있다.

 

이런 글들을 나중에 다시 읽고 나면, 나는 별로 기분이 안 좋아진 스스로를 발견한다. 갈겨 쓴 글씨체가 당시의 기분을 생생하게 다시 회상시켜서인지, 내가 기분이 안 좋았던 순간으로 다시 시간여행을 하는 느낌이 든다.

 

그 반대로 일기장에 기록하지 않은 순간들의 대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 분명히 일기장에 기록돼 있는 수많은 일들보다 화나는 훨씬 많았을 텐데, 기록을 안 해놓으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생각보다 인간은 단순하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은 날들만 기억 속에 남겨도 짧은 삶이다. 화난 것, 슬픈 것, 그리고 특히 다른 사람들 뒷담화... 어차피 기억하지 못할 순간들, 굳이 기록하지 않으려고 한다.

 

일기는 그야말로 '기록하는 것'이다. 역사책이 기록하는 자의 것인 것처럼, 나의 삶도 기록하는 대로 기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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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의 모든 부분은 본인의 의견일 뿐이고 여러 가지의 일기 쓰기 방법 중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일 뿐이다. 일기는 혼자만의 시간에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만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 나가야 한다.

 

일기 쓰는 것은 나에게 지금까지 항상 가장 중요한 습관이 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튼튼한 정신건강을 위해서도, 자기 자신이 누군지 찾아가는 여정을 위해서도, 소중하고 찬란한 날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도, 나는 일기를 계속 써나갈 것이다.

 

언젠가 내가 할머니가 되어서 내 일기장들을 읽으며 흐뭇하게 웃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일기 쓰기라는 세계를 알려준 엄마에게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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