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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 박춘건
  • Jun 01, 2007
  • 3098
[로뎀나무] 추억과 상처  



인생이란 문제의 연속이다. 그래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를 아름답고 즐겁게 풀었던 사람은 추억이 남는다. 반면에 문제를 잘못 풀었던 사람은 상처라는 매듭이 남는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상처 있는 사람이 보는 세상은 분명 다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마음이 따스하다. 이 따스함은 얼어붙은 것도 녹일 수 있다. 어떤 두려움도 용해시킨다. 분노도 따스함 앞에서는 힘을 잃는다. 죽어가는 생명도 따스한 훈기로 살려낼 수 있다. 움츠린 모든 것을 활짝 피게 만든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마음이 넓다. 그 사람의 마음은 원수도 품을 수 있을 만큼 넓다. 모순도 품는다. 우주도 품고, 편견도 모두 담을 수 있을 만큼 넓다. 극과 극의 이론들도 이 마음 속에 담겨 조화를 이룬다. 역사의 시작과 끝도 이 마음 속에서는 만나게 된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은 마음이 단순하다.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있다.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잘 안다. 그리고 어디로 갈 것인지도 안다. 자기도 알지만 남들도 잘 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그 길을 함께 따라갈 수 있다. 왜 가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해가 된다. 함께 가지 않아도 야단치지 않고, 바짝 따라와도 귀찮다고 멀리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처로 가득 찬 사람은 몹시 춥다. 두 사람이 한 이불 속에 같이 누워 있어도 혼자 있는 것처럼 냉기가 시리고 매섭다. 희망도, 기쁨도, 웃음도 다 얼어붙게 만들어 버린다. 찬바람에는 외로움과 고독이 배어 있다. 상처로 가득 찬 사람의 마음은 몹시 좁다. 얼마나 좁은지 다른 사람이 들어갈 틈이 없다.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이 지나간 흔적은 더구나 들어갈 틈이 없다. 그 사람의 친절도, 선물도, 사랑도, 배려도, 미소도 아무것도 들어갈 틈이 없다. 바늘 하나도 들어갈 틈이 없어서 늘 불안하다.

한국 교회는 짧은 역사 속에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많은 추억을 남겼다. 그래서 사람들이 교회를 자꾸 만나보고 싶어 했다. 따스했고 풍성했고, 밝고 투명해서 앞이 시원하게 보였다. 지친 사람에게 쉼을 주었고 병든 사람에게 치유를 주었다. 방황하는 사람에게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함께 나눴다. 삶의 문제가 많을수록 아름다운 추억을 더 많이 간직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러나 요즘 교회는 추억을 계속 주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더 어렵고 복잡해진 문제를 풀어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이 민족 위에 추억을 심어주는 교회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김형준 동안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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